가을ㅅ밤 - 박아지
[시시(詩時)]한 인생가을ㅅ밤
박아지
희미한 등ㅅ불 아래 묵연히 앉었으니
지는 잎이 창문을 스치며 ── 바스락 ──
그건
확실히 가을의 녹크였오.
그는 나를 불러 내고야 말았오.
논뚝 길에 가로 비낀 갈때 그림자
가는 바람에 하느적거리며 ── 스르릉 ──
나는
가만가만 따라오는 그의 발자취를 들었오.
높고 맑은 하늘에는 서리ㅅ발만 어리었고
아득한 지평선 저어쪽 수풀우엔 쪼각 달이 걸리었오.
멀리 들 건너 포푸라 속에 잠든 마을
조으는듯 깜박어리는 두어개의 등불
가을 고요한
밤!
그는 형용을 잊어버린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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