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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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哀 別 [애별] - 김현구
  2. 단풍 - 노자영
  3. 의좋은 형제 - 방정환
  4. 예지(叡智) - 이상화

哀 別 [애별] - 김현구

[시시(詩時)]한 인생

哀 別 [애별]

                                       

                                    김현구

 

오는날은 꼭가오리 내기혀 떠나가리
눈물이 길을 가리운들 가기야 못가랴만
애달피 떠나는몸이 못닞는 이마음
님이여 그대바리고 내어이 차마 가리

― 『詩文學[시문학]』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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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 노자영

[시시(詩時)]한 인생

단풍
                                                       
                                        노자영

 

 

가을 바람 매섭다한들 내어이 시드리까?
뜨거운 한줌의 마음이 오히려 불이되어
가을산 불 붙이듯 나홀로 타옵나니
행여나 멀리 계신님 이 속 알아 주소서.

 

       -  1938년, 시집 「백공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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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좋은 형제 - 방정환

[시시(詩時)]한 인생

義[의]좋은 兄弟[형제]

                                                                                 방정환


농사가 그리 잘 되지는 못했으나, 가을이 되어 만곡이 익으매 그래도 농가
에서들은 기쁜 마음으로 벼를 베느라고 바빴습니다.
성칠이도 동네 사람들의 조력을 얻어 가지고 자기 논의 벼를 베어서, 논두
덕에 널어 두었습니다. 며칠간 햇볕에 말려서 거둬들일 작정이었습니다.
“나는 딸리는 식구가 없으니까 염려 없지마는, 형님은 식구가 많아서, 금
년같이 풍년들지 못한 해에는 지내시기가 곤란하실 터인데…….”
하루는 이런 생각이 나서,
“오냐, 그냥 갖다 드리면 받지 않으실 것이니까, 밤중에 넌지시 내 논의
벼를 옮겨다가, 형님 논두렁에 더 놓아 드려야겠다.”
하고, 그 날 밤에 형님도 동리 사람도 다 잠들기를 기다려서 넌지시 지게를
지고 나가서 자기 논두렁의 벼를 여러 차례 옮겨다가 형님네 논두렁에 보태
놓아 두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일입니다. 이튿날 나가 본즉, 훨씬 적어졌을 자기 논두렁
의 벼는 조금도 적어지지 않고, 전에 있던 그대로 있습니다.
“아니, 내가 분명히 어젯밤에 형님 논으로 여러 짐을 져다 두었는데, 이
것이 웬일일까?”
하고, 형님 논으로 가 보니까, 거기도 전보다 별로 많아져 보이지 않습니
다.
“아니, 내가 꿈을 꾼 것인가?”
하고, 그 날 온종일 이상히 여기다가 그 날 밤에 또 동리 사람이 잠들기를
기다려서, 넌지시 나가 자기 논의 벼를 여러 짐 져다가 형님의 논에 널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나가 보니 참 이상합니다. 그래도 자기 논에는 벼가 줄지
아니하였고, 형님 논에 늘지도 않았습니다.
“이건 참 귀신의 장난 같구나! 대체 어찌된 까닭을 모르겠다.”
하고, 또 그 날 밤이 되기를 기다려서, 자기 논의 벼를 거둬서 짊어지고 형
님 논으로 갔습니다.


마침 그 날은 날이 흐리어 별 하나도 없어서 몹시 캄캄하므로, 구렁에 빠
지지 않으려고 길바닥만 보면서 가는데, 저편에서 무언지 시꺼먼 것이 이쪽
으로 마주 오므로 깜짝 놀라서 발을 멈추고 우뚝 섰습니다.
“그거 누구요?”
“그거 누구요?”
둘이 맞닥뜨리자 양쪽에서 똑같이 이렇게 묻고 보니까, 저편에서 오는 것
은 형님이었습니다.
형님 역시 동생 생각을 하고, 밤에 넌지시 나와서, 자기 논의 벼를 여러
짐 져다가 동생의 논에 놓아 주었더니 이튿날 보니까 자기 벼가 적어지지도
않고, 동생의 벼가 늘지도 않았으므로, 이상히 여겨 밤마다 넌지시 옮기다
가 이날은 공교롭게 둘이 맞닥뜨린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형제는 서로 저편의 뜻을 감사히 받기 위하여 날마다 옮겨 나르
던 벼를 서로 교환하며 먹었습니다.


〈《어린이》 7권 8호, 1929년 가을 특집호, 방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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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叡智) - 이상화

[시시(詩時)]한 인생

예지(叡智)


                                     이상화



혼자서 깊은 밤에 별을 보옴에
가 모를 백사장에 모래알 하나 같이
그리도 적게 세인 나인 듯하여
갑갑하고 애닯다가 눈물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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